아이 키가 또래보다 작을 때, 원인은 어디서부터 가려볼까요?
빠른 답
또래보다 작아도 성장도표 3백분위수 이상이고 1년에 4cm 넘게 자란다면 정상 변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키를 닮은 가족성 저신장, 뼈 나이가 늦은 체질성 성장지연이 대표적입니다. 연 4cm 미만 성장, 백분위 선 두 칸 이상 하락, 이른 사춘기는 원인 확인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 3백분위수 미만이 저신장 기준, 100명 중 3명
- 만 4세 이후 사춘기 전 연 4cm 미만이면 확인 신호
- 부모 키 공식으로 예상 범위를 먼저 가늠
- 여아 만 8세·남아 만 9세 이전 사춘기는 성조숙증 의심
- 3-6개월 간격 같은 조건 측정 기록이 판단 근거
이 글은 태림한의원소아·성장 진료 안내의 일부입니다. 증상이 오래되거나 반복된다면 진료로 원인을 확인해 보세요.
새 학기 반 사진을 받아 보시잖아요. 키 순서로 선 줄 맨 앞에 아이가 서 있으면 더 그렇고요. 지난해 가을에 산 바지가 아직 넉넉한 것도 마음에 걸릴 거예요. 왜 우리 아이만 1년이 지났는데 키가 그대로일까요?
“반에서 제일 작아요.”
“밥을 안 먹어서 그런 걸까요?”
아이 키를 볼 때 저는 한 번 잰 키보다 지난 1년의 변화를 먼저 봅니다. 같은 ’작은 키’라도 원인 갈래가 여럿입니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자라는 속도가 다를 뿐인 정상 범위입니다. 어디서부터 구분하는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소아 성장 시기
우리 아이 키, 정말 작은 편일까요?
같은 성별·같은 나이 아이 100명 중 앞에서 3번째 안에 들면 의학적으로 ’저신장’이라 부릅니다. 성장도표의 3백분위수 미만이 그 기준선입니다. 반에서 작은 편이라는 느낌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함께 만든 201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를 표준으로 씁니다. 도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누리집에서 성별·나이별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2017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는 만 3세 미만에 세계보건기구(WHO) 성장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만 3세 이상은 국내 아이들의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백분위수는 이렇게 읽습니다.
| 백분위수 | 의미 | 100명 기준 위치 |
|---|---|---|
| 50 | 한가운데 | 앞에서 50번째 |
| 10 | 작은 편이지만 대개 정상 범위 | 앞에서 10번째 |
| 3 미만 | 저신장 기준선 | 앞에서 3번째 안 |
10백분위수 아이도 100명 중 90명보다 작습니다. 그래도 그 선을 꾸준히 따라 자라면 대개 정상 변이로 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더 봐야 할까요?
키 한 번보다 1년 동안 자란 길이가 왜 더 중요할까요?
지금 키가 작아도 제 속도로 꾸준히 크고 있다면 정상 변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지금 키가 평균이어도 만 4세 이후 1년에 4cm 미만으로 자랐다면 확인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한 번 잰 키는 사진이고, 성장 속도는 영상입니다.
시기별로 1년 동안 자라는 길이는 대략 이렇습니다.
| 시기 | 1년 동안 자라는 길이(대략) |
|---|---|
| 출생 후 첫 1년 | 약 25cm |
| 만 1-2세 | 약 10-12cm |
| 만 2-3세 | 약 8cm |
| 만 4세부터 사춘기 전 | 연 4-6cm |
| 사춘기 급성장기 | 연 8-10cm |
백분위 선을 따라가는지도 함께 봅니다. 50백분위 선을 따르던 아이가 1-2년 사이 10백분위 아래로 내려갔다면 주요 선을 두 칸 넘게 가로지른 것입니다. 이럴 때는 지금 키가 정상 범위여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게 자라는 아이 대부분은 이런 신호 없이 작습니다. 그 이유부터 보겠습니다.
작게 자라는 아이의 상당수는 왜 정상 범위일까요?
작은 키 아이의 상당수는 질환이 아니라 ’가족성 저신장’이나 ’체질성 성장지연’에 해당합니다. 앞의 것은 부모 키를 닮아 작은 경우입니다. 뒤의 것은 뼈 나이가 늦어 늦게 크는 경우입니다. 두 경우 모두 성장 속도는 연 4cm 이상으로 유지됩니다.
부모 키로 예상 범위 가늠하기
부모 키로 아이의 예상 성인 키를 어림하는 공식이 있습니다.
- 남아: (아버지 키 + 어머니 키 + 13) ÷ 2
- 여아: (아버지 키 + 어머니 키 - 13) ÷ 2
아버지 172cm, 어머니 158cm라면 남아는 171.5cm, 여아는 158.5cm가 나옵니다. 실제로는 이 값에서 위아래 8cm 안팎의 폭을 두고 봅니다. 아이 키가 이 범위 안에서 자라고 있다면 가족성 저신장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정상 변이는 어떻게 다를까요?
| 구분 | 가족성 저신장 | 체질성 성장지연 |
|---|---|---|
| 부모 키 | 작은 편 | 다양함, 한쪽 부모가 늦게 큰 경우가 많음 |
| 뼈 나이(골연령) | 실제 나이와 비슷 | 실제 나이보다 1-2년 늦음 |
| 사춘기 시작 | 또래와 비슷 | 또래보다 늦음 |
| 성장 속도 | 연 4cm 이상 유지 | 연 4cm 이상 유지 |
체질성 성장지연은 흔히 ’늦게 크는 아이’라고 부릅니다. 부모 중 한 분이 고등학교에 가서야 키가 컸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춘기가 늦게 오는 만큼 늦게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둘 다 부모 키만 보고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뼈 나이와 성장 기록을 함께 봐야 구분됩니다. 다음은 따로 확인이 필요한 원인들입니다.
따로 확인이 필요한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성장 속도가 떨어졌거나 다른 증상이 겹친다면 호르몬·질환·영양 쪽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빈도는 낮습니다. 하지만 늦게 알수록 남은 성장 기간이 줄어드는 원인들입니다.
| 원인 갈래 | 함께 보일 수 있는 모습 | 참고 |
|---|---|---|
| 성장호르몬 결핍 | 연 4cm 미만 성장, 어려 보이는 얼굴, 배 둘레 통통함 | 수천 명 중 1명꼴로 드묾 |
| 갑상선기능저하증 | 피로, 추위를 잘 탐, 변비, 학업 집중 저하 | 혈액검사로 확인 |
| 부당경량아 출생 | 임신 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남 | 10명 중 1명 안팎은 만 2-3세까지 따라잡지 못함 |
| 염색체 질환 | 여아의 터너 증후군 등 | 여아 2,000-2,500명 중 1명꼴 |
| 만성 질환 | 잦은 복통·설사, 심한 천식, 신장 질환 | 바탕 질환 관리가 먼저 |
| 영양·수면 부족 | 편식, 적은 식사량, 늦은 취침 | 생활 기록으로 점검 |
저신장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질환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환경 요인도 키에 반영됩니다. 세계보건기구 아동 성장 기준은 이 점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아동 성장 기준이 최적의 환경에서 아이가 어떻게 자라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고 설명합니다. 영양·건강·돌봄 조건이 갖춰진 아이들의 자료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뜻입니다.
수면도 그 환경의 하나입니다. 미국수면의학회는 6-12세 아이에게 하루 9-12시간 수면을 권고합니다. 성장호르몬은 잠든 뒤 깊은 잠 구간에서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 수면 습관
표에서 여러 칸이 해당돼도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식사·수면·체질이 한꺼번에 겹친 경우가 흔합니다. 반대 방향의 신호도 있습니다. 너무 일찍 크는 경우입니다.
사춘기가 빨리 와도 키가 작아질 수 있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사춘기가 일찍 오면 지금은 또래보다 커도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습니다. 여아는 만 8세 이전 가슴 멍울, 남아는 만 9세 이전 고환 커짐이 성조숙증을 의심하는 기준입니다. 이 시기의 급성장은 ’잘 크고 있다’는 신호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함께 살펴볼 만한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춘기 전 나이인데 1년 사이 8cm 넘게 갑자기 자람
- 또래보다 이른 시기의 몸 냄새, 여드름, 음모
- 여아의 가슴 멍울이 한쪽부터 만져짐
키 걱정은 보통 ’작은 아이’에게만 향합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에 반에서 큰 편이던 아이가 고학년에 성장이 멈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춘기 변화가 보인 시점을 달력에 적어 두시면 판단 근거가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더디게 자라는 아이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한의학에서는 키 숫자보다 아이가 잘 먹고, 잘 소화하고, 잘 자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식욕이 적고 배탈이 잦은 아이를 비위(脾胃, 소화·흡수를 맡는 기능)가 약한 상태로 보는 식입니다. 다만 이 관점은 호르몬·질환을 가려내는 검사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한방 진찰에서 주로 여쭤보는 것은 이렇습니다.
- 한 끼 식사량과 편식 정도
- 대변 상태와 복통·설사 빈도
- 잠드는 시간과 밤중에 깨는 횟수
- 감기·비염이 반복되는 정도
솔직히 선을 그어야 하는 영역도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결핍, 갑상선 질환, 염색체 질환, 성조숙증은 혈액검사·뼈 나이 검사·호르몬 검사로 확인하는 영역입니다. 앞 표의 신호가 보인다면 소아청소년과나 소아내분비 진료로 원인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에서 먼저 기록해 둘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3-6개월 간격으로 같은 조건에서 잰 키 기록이 가장 쓸모 있는 자료입니다. 아침과 저녁 키는 1cm 안팎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조건을 맞춘 기록이 쌓여야 성장도표 위에 속도의 선을 그을 수 있습니다.
단계 1: 같은 조건 만들기
- 매번 아침 같은 시간에, 양말과 신발을 벗고 잽니다
- 뒤꿈치·엉덩이·어깨·뒤통수를 벽에 붙입니다
- 머리 위에 두꺼운 책을 수평으로 대고 벽에 표시합니다
단계 2: 지난 기록 모으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영유아 건강검진은 생후 14일부터 71개월까지 이어지며 검진 때마다 키와 몸무게를 잽니다. 이 결과지와 학교 건강검사 기록을 날짜순으로 모아 두면 과거의 성장 속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단계 3: 함께 적어 둘 것
- ☐ 출생 시 몸무게와 임신 주수
- ☐ 부모 키, 부모가 늦게 컸는지 여부
- ☐ 최근 1년 식사량과 편식 정도
- ☐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
- ☐ 가슴 멍울, 몸 냄새 같은 사춘기 변화가 보인 시점
- ☐ 반복되는 복통·설사·감기
이 가운데 몇 가지라도 알고 계시면, 제가 아이 상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성장도표 보는 법
아이 키는 한 장의 사진보다 이어 붙인 여러 장으로 봐야 보입니다. 오늘 벽에 첫 눈금을 표시해 두는 것에서 그 기록이 시작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부모 키가 작으면 아이도 작을 수밖에 없나요?
부모 키는 아이 최종 키를 가늠하는 가장 큰 단서입니다. 다만 공식으로 구한 값에서 위아래 8cm 안팎의 폭이 있어 같은 부모에게서도 키 차이가 납니다. 부모 키 범위 안에서 꾸준히 자란다면 가족성 저신장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Q우유를 많이 먹이면 키가 더 크나요?
특정 음식 하나가 키를 결정한다는 근거는 부족합니다. 단백질·칼슘·열량을 고르게 먹는 식사가 성장 환경의 바탕입니다. 우유를 지나치게 마셔 밥 양이 줄면 오히려 전체 영양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Q영유아 건강검진에서 키가 '정밀평가 필요'로 나왔어요. 바로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요?
검진 결과는 그 시점 키가 기준선 아래라는 표시이지 진단은 아닙니다. 이전 검진 기록과 비교해 성장 속도가 유지되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속도가 떨어졌거나 다른 증상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 진료로 원인 확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Q늦게 크는 아이는 결국 따라잡나요?
체질성 성장지연은 뼈 나이가 늦은 만큼 사춘기도 늦게 오고 늦게까지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종 키는 대개 부모 키 범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늦게 크는 것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인지는 뼈 나이 검사로 구분합니다.